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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는 나에게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내가 가족들과 나눈 수많은 말들과 감정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부모님도, 동생도, 그리고 나 자신도.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마음을 후벼 팠다.  
이 드라마를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고마움을 미처 전하지 못했는지 절실히 깨닫게 됐다.  
'폭싹 속았수다'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어지는 내 가족의 이야기다.

 

 

 

 

 

🗨️ 부모는 못 해준 것만 사무치고, 자식은 서러웠던 것만 사무친다

엄마아빠는 늘 "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하셨다.  
나는 "왜 더 안 해줬냐"고 마음속으로 원망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그들이 가진 전부를 내게 쏟아부었던 것을 알았다.  
그런데도 어린 나는, 가진 것보다 없는 것만 헤아렸던 거였다.  
정말 사무치게 미안해졌다.

 

 

🗨️ 다른 사람 대할 땐 연애편지 쓰듯 했다.  
    한 자, 한 자, 배려하고 공들였다. 그런데 백만 번 고마운 은인에겐 낙서장 대하듯 했다.

밖에서는 다정한 말로, 예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그런데 부모님께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툭툭 내뱉고, 짜증을 내고, 상처 주는 말들을 던졌다.  
이제야 깨닫는다.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들에게 가장 모질게 대했다는 것.

 

 

폭싹 속았수다 공식 포스터

 

 

🗨️ 영원히 크지 않는 딸을 위해, 아빠는 또 미안해질 것 같았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아빠에게 언제나 '어린 딸'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직장을 다니고 나서도, 아빠에게 나는 변함없이 작은 아이였다.  
내가 상처받지 않을까, 어디 아프진 않을까, 속상한 일이 있을까 봐 아빠는 항상 걱정했고, 나를 바라볼 때마다 "미안하다"라고 했다.  
정말 고맙고 든든한 아빠인데, 그 마음을 나는 왜 미처 몰랐을까.

 

 

🗨️ 그들의 꿈을 먹고 나는 날아올랐다.

엄마, 아빠도 분명히 본인만의 꿈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을 낳고 키우며, 본인들의 꿈을 접고 오롯이 우리의 뒷자리를 지켜줬다.  
나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엄마 아빠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뒷받침해줬다.  
나는 그들의 포기 위에서 날아올랐고, 지금도 그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 잠 안 자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냐?  
     그런데 내 새끼들 더 잘까 싶어서, 내가 더 일찍 일어나면, 그럼 눈 떠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몸이 아파도 새벽 4시에 일어나던 우리 아빠.  
아침잠 많은 나를 깨우던 우리 엄마.  
그때는 그저 당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새벽 시간에도 엄마아빠도 더 자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우리를 먼저 생각하며 일어났을 엄마아빠를 생각하면 그저 가슴이 아프고 고맙기만 하다.

 

 

 

 

 

🗨️ 금명아, 아빠 항상 여기 있어. 수틀리면 빠꾸. 아빠한테 냅다 뛰어와.

양관식은 꼭 우리 아빠 같았다.  
언제 어디서든 "다 괜찮다", "아빠가 항상 있다"라고 해주던 우리 아빠.  
내가 잘못했을 때도, 세상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항상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되어준 아빠.  
'수틀리면 빠꾸'라는 말에 눈물이 터질 뻔했다.

 

 

🗨️ 무심코 나온 말들이 은명이를 허기져 자라게 했다.

나의 동생이 생각났다.  
어렸을 때 나는 첫째로서, 때로는 부모님의 관심을 독차지했던 것 같고, 동생은 늘 나를 배려해야 했다.  
그런 동생이 커서야 가끔 "나에겐 관심이 적었다"라고 털어놓을 때, 나는 그저 웃어넘겼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 말들이 얼마나 깊은 상처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 편애는 진짜 치사한 거야. 차라리 안 사랑하는 게 낫지. 덜 사랑하는 건 진짜 치사해.

동생이 가끔 느꼈을 서운함.  
첫째와 둘째, 분명히 차별은 없었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작은 차이도 평생의 서러움이 될 수 있다.  
편애가 아니라 믿음과 응원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도 동생에게 더 따뜻했어야 했다.

 

 

폭싹 속았수다 공식 포스터

 

 

🗨️ 엄마를 찌르면 내 가슴에도 똑같은 가시가 와서 박혔다.

엄마에게는 왜 이렇게 말이 막 나가던지.. 왜 그렇게 상처되는 말을 많이 했는지..

엄마에게 상처를 준 날이면 이상하게 나도 마음이 아팠다.

그 아픔을 애써 외면했던 어린 나,  
그리고 그 아픔을 그대로 끌어안고 살아오신 엄마.

이제는 알겠다.  
엄마를 찌르는 건, 곧 나 자신을 찌르는 일이었다는 것을.

 

 

🗨️ 기둥, 누나, 장녀. 아! 다 지긋지긋해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가장 아팠던 대사.  
'기둥', '누나', '장녀'  
그 단어들이 주는 무게는 어릴 때부터 나를 짓눌렀다.  
책임져야 하고, 포기해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들.  
화가 나고, 서운할 때, 나는 가족에게 이 대사와 똑같은.. 가장 아픈 말들을 내뱉었다.  
지금은 지우고 싶지만, 그 시간마저도 나의 성장의 일부였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나는 부모님께, 동생에게,   
더 자주 연락하고, 더 따뜻하게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이라도.  
내가 할 수 있을 때.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를 조금은 더 자주, 솔직하게 전하고 싶다.

이 드라마는 언젠가 또 보고 싶을 것이다.  
부모님이, 가족이 그리워질 때면, 나는 다시 '폭싹 속았수다'를 꺼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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